공공 디지털 서비스는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제공되는 사회적 인프라다. 행정 민원 신청, 복지 서비스 조회, 건강 정보 확인 등은 누구나 접근할 수 있어야 할 기본적인 권리와도 연결된다. 그러나 실제로 공공 디지털 서비스를 이용해본 고령층의 경험을 들어보면, 친절하다기보다는 어렵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이는 개인의 디지털 역량 부족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오히려 공공 디지털 서비스가 만들어지고 운영되는 구조 속에 고령층을 불편하게 만드는 요소들이 반복적으로 존재한다. 이 글에서는 공공 디지털 서비스조차 고령층에게 불친절하게 느껴지는 이유를 구조적으로 살펴본다.

1. 공공 디지털 서비스조차 고령층에게 불친절한 이유는 행정 중심 설계에서 시작된다
공공 디지털 서비스조차 고령층에게 불친절한 이유를 살펴보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것은 행정 중심의 설계 방식이다. 공공 서비스는 행정 절차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디지털 전환을 추진해왔다. 서류를 줄이고, 창구 방문을 최소화하며, 업무 처리를 빠르게 만드는 것이 주요 목표였다. 이 과정에서 사용자의 이해와 경험보다 행정의 편의가 우선되는 경우가 많았다.
공공 디지털 서비스의 화면 구성과 용어는 여전히 행정 체계를 반영하는 경우가 많다. 고령층에게 익숙하지 않은 행정 용어와 약어, 절차 중심의 안내는 이해를 어렵게 만든다. 무엇을 신청하는지보다 어떤 항목을 입력해야 하는지가 먼저 제시되는 구조는 사용자에게 부담을 준다. 젊은 사용자에게도 낯설 수 있는 표현은 고령층에게 더 큰 장벽이 된다.
행정 중심 설계는 정확한 입력을 강조한다. 입력 오류가 발생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없고, 오류의 원인도 명확히 설명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구조는 실수에 대한 여유를 허용하지 않는다. 공공 디지털 서비스조차 고령층에게 불친절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서비스가 시민의 눈높이보다 행정의 논리를 우선해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2. 접근성보다 절차의 완결성을 우선한 구조
공공 디지털 서비스조차 고령층에게 불친절한 이유는 접근성보다 절차의 완결성을 우선하는 구조에서도 드러난다. 공공 서비스는 법과 규정을 기반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모든 절차를 빠짐없이 거쳐야 한다.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도 이러한 특성은 그대로 유지된다. 문제는 이 절차가 디지털 환경에서는 사용자에게 그대로 전가된다는 점이다.
고령층은 공공 디지털 서비스 이용 과정에서 여러 단계를 순차적으로 처리해야 한다. 본인 인증, 정보 입력, 확인, 제출까지 이어지는 과정은 중간에 하나라도 막히면 전체 이용이 중단된다. 이전 단계로 돌아가거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경로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 고령층은 불안감을 느끼게 된다. 오프라인 창구에서는 직원의 설명과 안내로 해결되던 문제가, 디지털 환경에서는 개인의 몫이 된다.
또한 공공 디지털 서비스는 오류를 예방하기 위해 다양한 경고와 제한을 둔다. 그러나 이러한 장치는 고령층에게 친절하게 설명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무엇이 문제인지,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에 대한 안내가 부족하면 서비스는 ‘까다로운 것’으로 인식된다. 접근성을 보완하지 않은 채 절차의 완결성만을 강조한 구조는 고령층에게 공공 디지털 서비스를 더욱 어렵게 만든다.
3. 디지털 전환 속도에 비해 부족한 이용 지원
공공 디지털 서비스조차 고령층에게 불친절한 이유는 디지털 전환 속도에 비해 이용 지원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에서도 나타난다. 공공 영역의 디지털 전환은 정책적으로 빠르게 추진되었지만, 이를 이용하는 시민을 위한 지원 체계는 상대적으로 뒤처진 경우가 많다.
고령층은 한 번 익숙해진 절차와 화면이 유지되기를 기대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공공 디지털 서비스는 개편과 통합을 반복하며 화면 구성과 이용 방식이 자주 바뀐다. 이러한 변화에 대한 사전 안내와 충분한 적응 기간이 제공되지 않으면, 고령층은 다시 처음부터 서비스를 배워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또한 도움말과 안내 자료가 제공되더라도, 실제 사용 상황에서 바로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설명은 있지만 이해하기 어렵거나, 너무 많은 정보를 한꺼번에 제시해 오히려 혼란을 준다. 오프라인 상담 창구가 축소되면서, 디지털 이용이 어려운 고령층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선택지가 줄어들었다. 공공 디지털 서비스가 사회 전반의 기본 통로가 된 상황에서, 이용 지원의 부족은 고령층에게 불친절함으로 체감된다.
공공 디지털 서비스조차 고령층에게 불친절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개인의 적응 문제로 설명될 수 없다. 행정 중심 설계, 절차 완결성을 우선한 구조, 디지털 전환 속도에 비해 부족한 이용 지원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공공 디지털 서비스는 특정 집단을 위한 편의 수단이 아니라, 모든 시민을 위한 기본 인프라다. 고령층에게 불친절한 공공 디지털 서비스는 결국 사회 전체의 접근성을 낮춘다. 공공 영역의 디지털 전환이 진정한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행정의 효율뿐 아니라 시민의 이해와 경험을 중심에 두는 설계 전환이 필요하다.